한국 여성 프로골퍼 지망생의 한 가지 목표 뭘까?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선수다. 오로지 120여 명에게만 허락된 자리이다. 골프계에서는 ‘1부 선수’ 타이틀을 욕심 내는 사람이 약 1만 명은 족히 넘는다고 본다. 점프(3부) 투어와 드림(2부) 투어의 벽을 넘어서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이유다. 그래서 그녀의 노력을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안소현(28)은 KLPGA 정규 1부 투어에 세 번이나 입서 하였다. 일곱 번 떨어지고도 다시 일어섰다. 보통 골프선수들은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정규투어에서 한 번 밀려나면 다시 진입하는 게 불가능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당연히 골프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임으로 심리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정상급 실력의 한국여자골프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연거푸 패하다 보면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탓이다. 또한 보통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의 비용과 시간을 다시 쏟아부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도 만만치 않다. 안소현의 다시 일어선 모습이 특별한 이유다.
그녀의 스윙을 많이 즐기고 싶다면...
얼마전 많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두 번 경험했는데도 정규투어에 복귀할 생각을 하니 너무 떨린다” 라며 “KLPGA 정규 1부 투어에서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꿈만 같다”라고 했다. 두 번의 퇴출에서 오는 상실감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2013년에 프로에 데뷔하였고 2017년에 KLPGA 정규투어에 처음 입성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곧바로 시드 출전권을 잃게 되었다. 그녀의 상심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간다. 엎친데 덮친 격 2020년 다시 복귀하자마자 또 시드권을 뺏겼다. 마지막이라고 다짐하며 트라이한 시드순위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마침내 올해 정규투어의 한자리를 차지하였다. 정규투어에 진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드림투어에서 뛰면서 상금순위를 20위 안에 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소현은 85위에 그쳤고 자신이 선택한 마지막 살얼음판과 같은 시드 순위전에서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런 성적은 일종의 번호표와 같아서 앞자리일수록 많은 대회에 불러주는 것이다. 주로 20위 이내 선수들이 ‘안정권’으로 분류되는데 안소현은 16위에 들면서 웬만한 대회에 나설 자격이 생겼다. 안소현은 “지난해 드림투어 성적이 좋지 않아 시드순위전을 통해 어떻게든 승부를 보겠다고 생각했다”며 “(시드순위전이 열리는 군산 CC에서) 경기를 많이 해본 게 도움이 됐고, 장점인 쇼트게임 덕도 많이 봤다”라고 했다. 상금 순위는 1년동안의 성적이라 준비하고 바꿀 기회가 많지만 시드 전은 그야말로 살얼음판과 같아 시드 전 통과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올라간 정규투어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극히 일부이다. 특히 꾸준히 상위권에 드는 선수들로 한정된다. 그만큼 버거운 정규투어에서 안소현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성적과 반비례할 만큼 어마어마하다. 그 이유는 모두가 알겠지만 그녀에게 쏟아지는 많은 팬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녀 골퍼’ ‘미소 천사’ 등 팬들이 붙인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가 출전하는 대회에는 ‘구름 갤러리’가 몰린다. 대회개최자라면 당연히 대회를 여는 스폰서들은 지난 몇 년간 시드가 없어 정규투어 출전이 제한적이던 그녀를 추천선수 등으로 모시려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안소현도 본인의 인기 요인을 애써 둘러대지 않았다. 그는 “팬분들이 골프에 관심을 갖기 위해선 (골프만큼이나) 외모에서 ‘개성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골프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면 나 같은 선수도 있어야 한다. 더 다양한 매력의 선수가 나타나는 게 골프 대중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물론 안소현은 “그렇다고 본업인 골프를 소홀히 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인 안소현도 자신의 ‘선수 인생’이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그는 “그래서 독기를 품고 겨우내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장착한 ‘신무기’는 장타다. 지난해 210m 정도였던 티샷을 현재는 230m까지 늘렸다고 한다. 남자 선수에 비해 여자선수는 비거리 늘리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근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KL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약 220m였으니 장타자 그룹으로 분류할 만하다. 안소현은 “원래는 비거리가 많이 나는 편이었는데 좌우측 편차가 심해서 비거리를 ‘봉인’ 해 왔다”며 “생존을 위해선 비거리가 필수라고 생각해 다시 세게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 전까지 비거리를 늘리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며 “올해는 꼭 정규투어 첫 승을 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필
출생 : 1995년 4월 16일
학력 : 영동산업과고
데뷔 : 2013년 KLPGA 입회
소속 : 삼일제약 , 넥스트 스포츠
신체 : 167cm , A형
그녀는 어린시절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평범한 소녀였으나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를 따라 우연히 간 골프장에서 그녀의 지금을 만든 골프를 접하게 되었고 골프채를 처음 잡은 건 12살, 선수를 하기로 마음먹은 건 14살 때라고 한다. 2013년에 KLPGA에 입회하였고, 점프투어와 드림투어를 우승한 경력이 있다. 2020년 처음 KLPGA에 이름을 올리며 유현주 프로와 함께 비주얼 여신으로서 많은 팬들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저 미모로만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실력과 남성팬들의 절대적 팬심으로 인해 그녀는 정규투어를 뛰지 않더라도 많은 매스컴과 광고 협찬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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